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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세상 일상이야기/생각을 글로 남기다 [글쓰기]

감나무에 감이 열리고

by Jango_infoinno 2023. 3. 9.

 

감이 익어가는 어느 날

 

정자에 앉자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내 머리 옆으로 작은 새가 닿을 듯 말 듯 쏜살같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너무 놀라 날아가는 새가 어떤 새 인지 한참을 쳐다보았습니다

 

어쩌면 저 새가 내 머리에 부딪쳤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나에게 화가 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감나무에 감이 열리고

 

산에 오는 서랍마다 감을 따서 나눠 먹으며

 

참 맛있다고 자연에서 자라는감이라 이렇게 맛이 있구나 하면서

 

그곳에 갈 때마다 감을 따서 먹곤 했습니다.

 

어느 날 감나무에 우듬지 부근에 감이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것을 보고

 

이제 우듬지 부근에 남아 있는 감은

 

까치밥으로 남겨 놓을 때가 되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감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보니

 

감나무에 감이 하나도 없이 잎사귀만 남아 있없습니다,

 

어휴!

 

어쩌나 겨울이 오면 까치가 밥 먹으러 올 텐데

 

감을 다 따먹어서

 

혹시 까치밥이 없으면 겨울나기가 많이 추울 텐데

 

가끔 겨울에 새들이 나뭇가지에서 추위에 떠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늦가을 감나무에 감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고 있잖니

 

새들의 먹을거리가 없어서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아! 그렇지 시장에서 감을 사다가

 

실로 감나무 가지에 달아 놓으면

 

새들이 먹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감나무 가지는 조금만 세게 만지면 부러져서

 

살살 조심조심 감나무에 감을 달아 놓았습니다

 

앙상한 가지에 감이 결려 있으니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보기에 좋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감나무 있는 곳에서 한참을 있다 보니

 

물까치가 날아와서 감을 먹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행복해지는 마음에 저절로

 

흥이 났습니다

 

물까치가 감을 먹고 나라가 버리니

 

이번엔 참새가 여러 마리가 우르르 날라와서

 

감을 먹으면 짹짹 거리는 소리가 음악소리같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자연을 사람이 조금만 신경 써 주면

 

새들이 저렇게 행복해하는 것으로 보니

 

사람들도 새들의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음날 점심시간 즈음에

 

감나무 앞 벤치에 않아서

 

감나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까치가 감을 먹고 날아가면

 

또 산비둘기가 와서 감을 먹고 날아가고

 

물까치가 와서 감을 먹고 날아가면

 

전나무 숲에 숨어 있던

 

참새가 우르르 날아와 감을 먹는 것을 보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자에서 쉬고 있을 때 내 귓가를 쏜살같이 스쳐서 날아간 새가

 

감나무에 감은 새들에겐 겨울 양식이라고

 

감을 남겨 달라고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

 

감나무 감은 까치만 먹는 것이 아니고

 

그 산에 사는 새들은 모두 감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산에 있는 감나무는 그냥 산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새들과 나누면서

 

어우러져서 자라는 감나무인 것 같습니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감나무를 심어놓은 사람에게 감사하고

 

고맙다... 감나무야

 

고맙다... 까치야

 

고맙다... 새들아

 

그리고 지켜줘서 고맙다 산아...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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